no more normal | STAIRES

2020 STAIRES 1-11 PROJECT EP.12

SHUFFLE : ACE X ROOKIE #3

NO MORE, NORMAL

2020. 8. 01 - 11

비영리전시공간 싹

Artist 안민, 정지윤

Curator 강아림

No more, Normal

‘보통’은 “특별하거나 드물지 않고 평범한 것”을 의미한다. 모든 것의 평균을 일컫는 이 ‘보통‘이라는 단어는 사실 그 기준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모순을 안고있지만, 대다수는 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또한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집단보다 개인의 이익이 우선시 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보편의 맥락으로 ‘보통’이라는 단어를 통용하고, 이를 추구한다. 추측해 보자면 이 모호한 기준점이라도 있어야 타인과의 불편한 마찰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보통이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의 일상 속 안위를 위해 잔존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타인과의 공존을 위하여 ‘보통’을 어떻게 상기해야 할까.

안민은 상식의 측면으로 ‘보통’을 바라본다. 안민에게 불법 주정차된 차량은 비도덕적인 행동을 서슴없이 행하는 사람의 모습이 투영된 대표적인 매체다. 유화 드로잉으로 구성한 비정형 차량의 파격적인 이미지는 익명의 차주에게 향한 “개인의 편의를 위해 불합리함이 당연시되는 현재가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일침을 내포하고 있다. 자신이 겪는 불편한 환경의 변화를 위하여 메세지를 전달하는 안민은 작업을 통해 ‘보통’의 규범이 지켜지는 일상을 고요하고도 힘있게 지향한다.

정지윤은 자신이 만들어 낸 가상의 사회를 살아가는 인물 ‘김동글’의 일상을 크롭하여 설치 드로잉의 형식으로 표출한다. 모두의 기질이 획일화되어 ‘보통’이라는 기준조차 필요하지 않은 이 기계적 사회는 삭막한 현실의 모습들과 닮아있다. 정지윤은 여기에 유별난 ‘오류’의 인물을 위치시켜 균열을 가하고, 이를 파편화된 작업물로써 드러낸다. 분절되어 나타나는 내러티브는 내면에서 충돌하는 양면의 자아와 그로인해 발생한 불안을 의미한다. ‘오류’라고 치부하는 자신의 이면도 ‘보통’의 범주에 속하여 안정을 취할 수 있길 바라는 정지윤식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안민, 정지윤은 대다수가 결함투성이의 일상을 어떠한 문제의식 없이 안일하게 흘려보내는지도 모른다는 작은 의심을 담아 ‘보통’을 언급한다. 일상의 순간을 민감하게 짚어낸 두 작가의 이야기는 아직은 사적인 형태로 존재하지만, 공감대를 형성 할수록 이상적인 공존을 위한 담론화가 진행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들이 전하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보통’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 강아림

안민, <Conscience(41어071x)>, 53*45.5cm, oil on canvas, 2019

정지윤, <n년 n월 n일 (20_1)>, 가변설치, 혼합재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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